몽골의 밤하늘

한밤중 창문에 비치다
광대무한한 초원 위로 출렁이는
몽골의 밤하늘
그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별

태초의 풍경이 이러했으리라
인간의 손길을 타지 않은 가공되지 않은 동심 같은 순수,
생명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숨이 막힐 것 같다

온 몸이 시리는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저 아름다운 원시 앞에서
오래된 인간의 유년을 본다
순치되지 않은, 가공되지 않은
시리도록 가슴을 트이는
이국의 밤하늘

어디선가 어린 양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밤 어린 양처럼
저 새하얗게 하늘을 흘러가는 은하강을 바라보며
나는 세례받은 듯
온몸이 순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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