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글쟁이들의 나들이

글쟁이들의 나들이

초록이 짙게 우거진 담장 너머
숨을 고르는 한옥 한 채
십년동안 같이한 글쟁이들

대청마루에 걸터 앉은 바람은
나뭇결 따라 풀어내는 이야기
밤이 깊어가는 줄을 모른다

종이 문 사이로 스며드는 향기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비추고
별빛이 기와 위에 내려 앉는다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마치 어린 소녀들처럼 까르르 웃으며
행복을 엮어가는 짧은 밤이 아쉽다

달도 쉬어 가는 밤 우리들도 쉬어가며
고요 속에 하나되어 속삭이는 다정함
가슴에 스며드는 따뜻힘이 하나된다

지난날을 추억하며 한 수 읊어
사랑과 행복을 나누는 우리들
흰 머리 조아리는 은가람 글쟁이들

5년6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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