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팔아 차린 집

과일 팔아 차린 집

푸른길 산책로 한켠,
숯불 향기 피어오르는 집 하나.
간판엔 시처럼 적혀 있다.
“과일 팔아 차린 집.”

열평 남짓 노점에서 과일을 팔던 총각들,
오늘은 숯불을 지핀다.
숯 넣는 시간, 오후 다섯 시.
숯 빼는 시간, 새벽 한 시.
쉬는 날이란, “정말 힘들면 하루 쉽니다.”

간판 이름답게 미친(味親)고기점에서
청춘의 웃음과 고기가 구워지고
한 식탁에 모여 앉아
꿈을 씹고,이야기를 굽는다.
아, 살아 있는 하루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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