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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시인:
정성심
작성일:
2025-08-03 19:25
이럴 수도 저럴 수도 - 정성심
오래 묵은 먼지
닦고 있는 아낙네
먼지와 함께
치워버리고 싶은 시간들도
함께 닦는다
쉰 해를 넘긴 찌꺼기들
시커먼 물로 흘러 나온다
까맣게 탄 잿물
좋았던 일도 많았을 텐데
기억나지 않는 시간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어
그저 묵은 먼지를 닦고 있는
쭈글쭈글 한 손
주름 사이로
속절없이 스쳐가는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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