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쌍둥이 바람

쌍둥이 바람 - 정성심

어느 식당 한켠에 서서
내 눈을 사로 잡은
두 개의 바람

고개를 맞댄 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바람을 일으킨다

내 뺨을
나누어 갖고
각자의 방향으로 돈다

나는
숟가락을 들고
잠시 멈춘다

누군가의 기발한 생각이
두 개의 길을
달려가게 한 것인가

각자의 길 만을
달려야하는
샴쌍둥이의 비애

영원히 만나지 못하게
운명 지워진.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