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듣기 좋은 소리

듣기 좋은 소리 - 정성심

숨 막히던 여름날 오후
온 들녘이 목 말라 할 때
문득
비가 말을 걸었다

텃밭도
앞 산도
내 마음 한켠도
그 말 소리에 물들어 갔다

먼 데서
걸어 온 달콤한 소리
말라져 가던 가냘픈 생명들
살리는 소리

내 안의
말 없는 슬픔도
조금씩
조금씩
젖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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