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사이에서

사이에서 - 정성심

햇빛은
기다려 주지 않고
비는
약속을 어기고

우린 늘
그 틈에 서 있다

메마른 잎은
말 없이 타고
젖은 뿌리는
숨을 멈춘다

하늘은
조정 장치를 잊은 채
마음껏 쏟거나
내내 침묵하거나

중간은
존재하지 않는지도
혹은
찾지 못한 단어

그래도 나는
매일
손과 발을 맞춰 걷는
해와 비의 화해를 기다린다

이 세상에
조용한
가운데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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