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는데

얼었던 땅이 녹는다는 춘분인데
눈이 펑펑 오니 심술궂은 겨울날이다

우리의 봄날은 눈과 꽃망울을 가슴으로 품고 완연한 평화의 봄을 기다린다

겨울은 못내 아쉬워하며 봄날을 시샘하나 보다
꽃망울은 놀란 토끼처럼 잔뜩 움츠려있다
상식을 저버린 깜짝 추위야 이젠 물러가라

봄은 왔는데
꽃이 피는 진실을 왜곡하는 위정자들이여!
봄 같지 않은 봄날이지만
피울 꽃망울은 살포시 고개를 내밀며
청명한 여의도 봄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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