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아늑한 돌담길 따라 고샅 모퉁이에
빠알간 감이 주렁주렁 날 부르고 있다
내 마음엔 추억만 새록새록 가슴을 적시누나

가을이 오면 그대 손잡고
코스모스 꽃길을 걷고 싶다
가을이 오면 코흘리개 친구와
메뚜기 잡아 구워 먹으며 장난치고 싶다
가을이 오면 논고랑에 미꾸라지 잡아
빠알간 고추 넣어 추어탕 한 그릇 먹고 싶다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풍성한 가을을 노래하고 싶지만
내 고향엔 꽃길도 들녘도 사라지고 아파트로 가득하다

그립고 정겨운 내 고향, 북구 용두동 거진마을
추억만으로 멍든 맘 달래보누나!
익어가는 내 삶에 가을이 오면
노오란 단풍잎에 시 한 수 띄우고
그대와 함께 달콤한 사랑 노래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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