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 편백숲에 물들다

눈 부신 햇살 살포시 미소 지으며
코끝에 다가와
산들바람에 피톤치드 마음껏 들이키란다

구름 한 점, 그늘을 선사하며
마음 비우고 탐욕 버리고
마음껏 쉬어가라 손짓한다

산마루에 봄을 걸터앉아 시린 눈물 뺨 위에 핀 꽃
병풍산 편백숲에 물들어 지친 영혼 달래 보노라

곱디고운 연분홍 고운 향기 가슴에 품고
산 등을 아우르니 이름 모를 꽃들이 날 바라보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속삭인다

호젓한 길가에 산새 한 마리
저 산 넘어 해 질 무렵까지
벗 삼아 노래하자고 졸라댄다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