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겨우내 얼었던 땅속에 고사리 숨결
가시덩굴 사이로 봄이 그리워
살포시 새 눈 내미니
따사로운 봄 햇살 반기고 반기어라

휜 허리 잠시 잠깐 기지개를 켜니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고개를 숙여야만 하나?
봄비 맞으며 여리게 자란 새순
수많은 사람, 가차 없이 숨을 꺾는구나!

아무리 꼭꼭 숨어있어도
이 사람 저 사람 오가며 잘도 찾아 꺾는구나!
올봄도 여전히 고사리 여린 잎
인간의 삶을 위해 온몸 바치며
행복하다고 울부짖는 것 같다

우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얼마나
생애 가치로 들어내며 살고 있는가?
자아 성찰로 가슴 조아리며 뒤돌아본다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