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치과

무서운 치과
이선자

이 년 전에 치아가 다 못쓰겠다고
다뽑고 틀이를 하래서 넘 무서워 이이구
그냥 빠질 때까지 써야지 하고
미루기만 했지 인플랜트를
해 봤기에 더 무서워 미루다가
가을 행사들 많기도 해 다 치루고 방학도 해서야

치과가서 우선 두개 뽑고 내일와서 뽑으란다.
앉아 생각하니 하루라도 빨리 해 치워야 될 것 같아
오후에 다시 뽑아야 갰다고 손짓으로 했더니
안되는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뽑는 게 아닌데
억지 써서 하는 걸로 얘길 하며 뽑아준다
지혈이 안 되면 응급실로 빨리 가라고 당부한다.

그래 이까짓 것 하고 왔는데 출혈이 계속!
출혈뿐 아니라 몸 전체가 오들오들 아프고 온 입들이 다
못 견디겠어서 웬만해서 안 먹던 진통제를
막네 한데 전화로 물어 약을 먹었더니 좀 수월해진다
어른들이 치아가 오복에 들어간단 말이 실감난다,
먹을 수도 없고 먹고
먹고 싶은 생각도 전혀 없다
그래도 응급실 안가고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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