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호떡 장사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5 05:59
정율성 동상이 무너진 푸른길 저편에
포장마차 왕호떡이 있었네
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허기를 달래러 들르곤 했지
팔 불편한 늙은 여주인
손님들은 호떡 값을 깡통 속에 넣어주었지
엄마아빠를 위해 왕호떡을 사가는 효녀도 있고
대부분은 종이컵에 왕호떡을 들고
따뜻한 간식을 물었네
내가 자치위원장으로 있는 아파트에
팔순이 넘는 두 노인이 경비로 있다네
한분은 절룩이는 다리로
한분은 구부정한 허리로
그래도 묵묵히 일하면서 돈을 버는데
허우대만 멀쩡한 나는
간판 뿐인 나는
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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