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5 05:53
폭설 경보가 내린 아침에
밖으로 나선다는 것은
나이 든 이들에게는 두려운 일이라오
젖은 길, 빙판길 가릴 것 없이 미끄러지고
조금만 서둘러도 넘어지는 나이.
아파트 입구의 차가운 타일 바닥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었지
젖은 신을 신고 다니다가
갈비뼈에 금이 나가기까지 했으니
그 두려움 위에 깔려진 넓은 마직(麻織) 카펫
아파트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이어진 길 위에서
우리는 비로서 당당하게 걸었다네
마치 영화제(映畵祭)의 배우가 레드 카펫을 밟듯이
그대 잊지마세요
눈오는 날에
힘들게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그 정성을...
← 시 목록으로
밖으로 나선다는 것은
나이 든 이들에게는 두려운 일이라오
젖은 길, 빙판길 가릴 것 없이 미끄러지고
조금만 서둘러도 넘어지는 나이.
아파트 입구의 차가운 타일 바닥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장벽이었지
젖은 신을 신고 다니다가
갈비뼈에 금이 나가기까지 했으니
그 두려움 위에 깔려진 넓은 마직(麻織) 카펫
아파트 입구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이어진 길 위에서
우리는 비로서 당당하게 걸었다네
마치 영화제(映畵祭)의 배우가 레드 카펫을 밟듯이
그대 잊지마세요
눈오는 날에
힘들게 레드 카펫을 깔아놓은 그 정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