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풍경

다인실의 환자들이
하룻 사이에 두분이나 퇴원 했는데
벌써 그 자리가 메꾸어지네
내일 오전 수술을 앞둔 젊은이도 있고

손자 병 문안과 저녁 식사가 겹치네
서두르는 바람에
왼손으로 식사하다가
김치를 떨어뜨렸네
침대 시트에 번진 벌건 김치국물

시골 할아버지를 돌보는 간병사가
새로 깨끗이 교체해줬지
먹고난 세끼 식사 그릇은
남편을 간병하는 부인이 가져다주고
무정한 세상이라지만
이곳은 다정함이 넘실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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