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나는 부인이 두 명 있다오
조증일 때의 아내, 울증일 때의 아내.
요즈음
아내는 깊은 우울의 터널 속에 있다네

힘이 되어야 할 남편은 병실에 누워 있고,
홀로 긴 밤을 지새우는 아내는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요양보호사로서 아침을 맞는다오.

조현병을 앓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
간질 발작이 올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공포
육체의 고통도 두렵지만
정신의 고통은 주변 사람에게
안타까움을 전해 준다오

아내가 자신의 병명(病名)을 안 것은
중년(中年)의 시절 이었지
수많은 사고를 겪고도
자식들을 훌륭히 키우고
손주까지 품에 안으며,
지금도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간다오

약하게 보여도
그 누구보다 강한 여인이
나의 아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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