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기도

손자의 안수기도를 받고 싶었어요
그 아이의 마음에
담대한 믿음을 심어 주고 싶어
머뭇거리던 손자가
내 손을 살며시 잡고
더듬거리며 기도를 시작한다

“광주 할아버지를 낫게 해주세요.”

이제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아이
시골에서 자란 아이인지라 순진하다
스쿨존에서 손자도 교통사고를 당했지
다행히 후유증은 없었지만
그날, 할애비의 애간장은 다 타버렸다

이 병실의 환자들을 위한
보이지 않는 안수기도
이제는 내가 올릴 차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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