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우리는 지금 손흥민 시대에 살고 있다네
왼발, 오른발 가리지 않고 쓰니
수비수들은 헷갈려 허둥지둥
이쪽인지 저쪽인지 갈팡질팡

그런데 말이야,
나는 왼손을. 오른손처럼 쓸 수 없다네
화장실에서 롤(roll) 화장지를 뜯으려다
결국 잇빨까지 동원했지 뭐야
세수할 땐 소매를 걷어 올리려다
또 잇빨이 출동
그러다 물이 묻어 축축해지면
그냥 모른 척하는 거지 뭐

세상살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거야
그놈의 돈이 없어도
명품 가방이 없다고 해도
내 가방에 못 담을 게 뭐 있겠어
세상은 결국,
어떻게든 살게 돼 있는 거라네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