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토요일의 방젯골 장난감 도서관은
젊은 부부들의 물결로 북적북적
그런데 어찌하랴
주말이면 끊기는 봉사자의 손길
나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로 했지

조그마한 정성과 배려에도
감사 인사를 입술에 달던 나.
“복에 복을 받으세요”
축복의 씨앗은 어느새 열매가 되어
한 남편은 회사의 이사로
다른 이는 계급 승진으로
복덩어리가 굴러 왔으니

그 기쁨을 어찌 그냥 넘기랴
한 분은 짜장 곱빼기로
다른 분은 짬뽕으로
점심의 따뜻함은 나누었으니

맵지 않은 짬뽕을 부탁했건만
연포탕 같은 국물 속에
숨어 있던 고추가 몇 알
벌건 얼굴로 재채기를 하면서도
되뇌는 축복의 노래
노래를 불러주는 이에게도 기쁨이 되어
맵고도 따뜻한 하루를 채워 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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