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화장품

예뻐지려는 마음 앞에
무슨 망설임이 있으랴.
성형은 이제 당연한 일,
천연의 미인조차 거울 앞에 서서
더 아름다움을 꿈꾸네.

그 욕망을 비추듯 나타난 것이 달팽이,
진득진득한 점액으로
피부에 수분을 채우고
탄력을 더해 주름을 지우네.
어둡던 얼굴을 밝혀 준다 하니,
길게 늘어선 줄 끝에서도
기다림은 아깝지 않으리.

이 귀한 선물, 달팽이 화장품,
아내여, 이걸 바르고
바다보다 깊은 우울에서 벗어나
밝은 얼굴로 나아오소서.
이 귀한 것을 건넨 이여,
그대의 손길엔 복이 넘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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