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에 있는 나에게

영화보다 더 극적인 순간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오겠지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의 연속선에서
그때 찾아온 산들바람

원유선(原油船)을 타고서 보냈던 청춘의 시절
샤워를 하다가 미끄러져 기어다녔었지
헬기수송이 예약된 그날
산들바람이 불었다네

“주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눈물로 젖은 찬송을 부를 때
나는 다시 걸을 수 있었지

이란 이라크 전쟁지역에서
폭격의 그림자 아래서도 불렀던 찬송
급성 맹장염으로 고통을 받던 선원을 위해
망망대해(茫茫大海)에 울려 퍼졌던 노래
그날도 산들바람이 불며 후렴을 불러주었네

“주님을 잔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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