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호 생태공원

겨울을 완전히 벗지 못한 사람들이
호숫길을 따라 걸으며
새봄의 기운을 받아갑니다

모처럼 아내와 팔짱을 끼고 걷는 길
새순 돋는 나무들과 진달래 꽃들이
바람을 타고
연분홍 순정(純情)을 들려줍니다

늪을 품은 이끼 낀 나무들은
괴이(怪異)한 삶의 흔적을 내보이고
호수의 철썩이는 소리에
꽃들과 나무들도 봄의 축제를 위해
바빠집니다

멀리 있지 않은 산새의 울음소리,
진달래 꽃처럼 아롱아롱 번지는데
아, 이렇게 봄날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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