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들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6-03-18 13:32
산악지대의 황무지에 서 본 적 있는가
바람은 모래를 몰고 다니고
삶의 기척은 점점 사라져 갔다
자살과 광기만이
메마른 땅 위를 떠돌던 시절
한 사람이 있었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세상 밖으로 물러난 양치기
양과 개, 그리고 침묵과 함께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
어느 날부터
그는 땅의 맥박을 짚듯
정성껏 도토리를 주워 심기 시작했다
한 알, 또 한 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세월이 흘러
떡갈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바람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마른 땅 깊은 곳에서
마침내 물이 길을 찾았다
오직 한 사람의 손과 영혼이
황무지를 숲으로 바꾸었다
그가 심은 것은 나무가 아니라
살아갈 이유였음을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가 되던 시대
그는 묵묵히
타인을 위한 그늘을 준비했다
그가 내린 희망의 뿌리가 마중물이 되어
버려진 땅에서
다시 행복이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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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모래를 몰고 다니고
삶의 기척은 점점 사라져 갔다
자살과 광기만이
메마른 땅 위를 떠돌던 시절
한 사람이 있었다
아내와 아들을 잃고
세상 밖으로 물러난 양치기
양과 개, 그리고 침묵과 함께
하루를 살아가던 사람
어느 날부터
그는 땅의 맥박을 짚듯
정성껏 도토리를 주워 심기 시작했다
한 알, 또 한 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세월이 흘러
떡갈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바람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마른 땅 깊은 곳에서
마침내 물이 길을 찾았다
오직 한 사람의 손과 영혼이
황무지를 숲으로 바꾸었다
그가 심은 것은 나무가 아니라
살아갈 이유였음을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가 되던 시대
그는 묵묵히
타인을 위한 그늘을 준비했다
그가 내린 희망의 뿌리가 마중물이 되어
버려진 땅에서
다시 행복이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