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문고 (國民申聞鼓)

두 손을 꽉 쥘수록
오히려 더 미끄러지는 문제 하나
사람들은 하나둘 손을 놓고
속절없이 등을 돌린다
그때, 벼랑끝의 마지막 기도처럼
나는 글을 쓴다
보이지 않는 북을 향해
깊고 고요한 파동을 두드린다

억울함은 오래 쌓인 먼지로 쌓여
가슴 속을 덮고
민초(民草)의 굽은 어깨 위에는
차가운 제도(制度)의 무게만 내려앉는다
얼마나 많은 밤들이
이 북을 울려왔을까
나 또한 간절함을 담아 북채를 들었다

접수되었다는 짧은 문장 하나
그 한 줄의 숨결이
마음의 돌덩이를 굴려낸다

신탁(信託)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그늘
탐욕의 틈새로 사들인 집들마다
사람 대신 침묵이 살고
관리비는 쌓여
한 채의 집값이 되어간다

어둠은 더 깊어지지만
그래도 어딘가에서 빛은 시작될 것이다
아주 가늘지만 끝내 꺼지지 않을
한 줄기 눈부신 응답이
이 북소리에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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