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동호회

병원에서 손을 놓았던 자리
그 벼랑 끝에서 암울한 선고를 견디던 이들이
어느 날 기적처럼 일어나
다시 길 위에 섭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길이 되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맨발로 땅을 밟습니다

봄기운이 일렁이는 주말 오후
담양 메타세쿼이아 황토길을 걷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하늘로 치솟은 나무들
그 단단한 밑동과 눈을 맞춥니다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흙의 숨결
땅속 깊은 생명력이
조용히 몸속으로 스며듭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 온 것도 놀랍지만
어쩌면 더 놀라운 일은
오늘도 아픔없이 살아 있다는 것
부드러운 황토길 위에서
그 평범한 기적을 나무들에게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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