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펌프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6-03-10 14:27
건강은 재산이라 하지만
스스로 문을 두드리며
굴러 들어오는 법이 없다
시간과 땀을 바쳐야만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다
오래 묵은 병을 밀어내려
발목펌프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
멀리 있는 줄 알았더니
내 삶 가까이에 서 있었다
그의 작은 발명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둥근 나무토막을 반으로 쪼개어
정강이 아래 받쳐 두고
발목을 들어 올렸다가 조용히 내려놓는다
쿵, 쿵 집 안에 울리던 소리
어느 날 아래층 문을 두드리는
거친 항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정강이는 제2의 심장이라 하고
발목의 움직임은
심장의 숨을 돕는 작은 펌프라 한다
그래서 밤이 깊으면
이웃의 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용한 리듬으로
발목을 들어 올리고 내려놓는다
시들어 가던 육체의 구석마다
느린 강물처럼
피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잊고 지내던 젊음이
아주 조금씩 발끝에서부터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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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문을 두드리며
굴러 들어오는 법이 없다
시간과 땀을 바쳐야만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친구다
오래 묵은 병을 밀어내려
발목펌프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
멀리 있는 줄 알았더니
내 삶 가까이에 서 있었다
그의 작은 발명이
나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둥근 나무토막을 반으로 쪼개어
정강이 아래 받쳐 두고
발목을 들어 올렸다가 조용히 내려놓는다
쿵, 쿵 집 안에 울리던 소리
어느 날 아래층 문을 두드리는
거친 항의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정강이는 제2의 심장이라 하고
발목의 움직임은
심장의 숨을 돕는 작은 펌프라 한다
그래서 밤이 깊으면
이웃의 잠을 깨우지 않도록
조용한 리듬으로
발목을 들어 올리고 내려놓는다
시들어 가던 육체의 구석마다
느린 강물처럼
피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잊고 지내던 젊음이
아주 조금씩 발끝에서부터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