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나이 일흔 중반이라면

아내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머리에 모자를 쓴 사람은 나홀로
세월이 지나간 황무지를
조용히 덮기 위해

부동산 간판을 내리고
정부 지원 교육을 신청하던 날
나이 숫자는 문앞에서
서슴지 않고 나를 밀어낸다

나는 청춘의 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는데
세상은 어느새 촘촘한 가시울타리를 쳤다

일곱살 아래
아직 물살을 가르며 힘찬 접영을 즐기는 아내
요양사 일을 하늘이 내려준 직업으로 아는
당신 덕분에
나는 한 줄의 시로 숨을 잇는다

먼저 떠난 친구들의 이름이
바람속에서 흔들리고
몸은 자꾸 낯선 신호를 보내온다
슬프도 기쁨도 다 초월할 나이이지만
돈에 대한 애착은 외려 눈물겹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살아있는 자만이 오를 수 있는
일흔 중반의 가파른 고개를 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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