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먼저 보낸 어머니 ​

딸을 먼저 보낸 어머니

아가야, 너무 울지 마라
어미 나이 이제 여든,
이 늙은 숨도 자꾸만 하늘 쪽으로 기울어 간다
머지않아 그곳에서 너를 다시 만나지 않겠니

다섯 해 넘겨 일곱 달,
너의 짧고 애잔했던 생(生)은
여전히 내 몸 어딘가에 끊기지 않은 탯줄로 남아
나와 함께 숨 쉬고 있구나

너를 부르며 쏟아낸 눈물 모았더라면
무거운 이불 한 채쯤은 족히 잠기고도 남았으리라
차마 견딜 수 없는 이별을 안겨준 하늘이 미워
원망으로 밤을 지샌 날도 있었지
하나 모진 세월 지나 이제야 알겠구나
자식을 끝내 놓지 못하는 신(神)의 마음 또한
이 어미의 마음과 닮아 있다는 것을

네 아비는 자정이 넘도록
네가 잠든 그 시린 언덕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짐승처럼 서성였다
이제 나도 소풍 채비를 마칠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아가야, 그때가 되면
이번에는 네가 이 엄마를
먼저 활짝 안아 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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