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번 버스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6-02-06 10:09
오전 아홉 시를 갓 넘긴 시간
95번 버스는
하얀 꽃가루 같은 머리칼을
바람에 흩날리는 학생들로 가득찬다
노대동 노인대학
백 가지가 넘는 배움의 숲에서
공부도 놀이도 취향껏 골라 담고
삼천 원이면 마음까지 불러오는 한 끼
나는 매주 두 번
중국어와 점심을 이곳에서 기쁘게 해결한다
인생이 저문다고 슬퍼할 틈은 없다
한 시절
육십 명 넘는 아이들이
좁은 교실로 우르르 몰려들었듯
95번 버스의 학생들 줄지어 내리고
각자의 배움을 향해 성큼성큼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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