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국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4 18:07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
기호식품마저 기꺼이 사양한다
몸속 수분을 빼앗는 것부터
하나둘 내려놓고
섬유질로 가득 찬 음식을
조심스레 올려놓는다
어느 날 점심상에 올라온 아욱국
발효된 된장맛이
풋풋한 아욱과 어우러지고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바지락
그 위에 부드러운 두부까지 떠 있는
한 술 떠 식도로 흘러들 때
몸이 먼저 알아챈다
어릴 적 어머니 손맛을
이 순간만은
눈물 대신
아욱국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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