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석, 그 이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책을 덮고 나면
비로서 내가 모르는 나의 영토가 보인다
무의식이라는 계단을 오르지 않고서
꿈의 해석을 읽었다 할 수 있을까

의식은 늘 단정하게 빗질되어 있었으나
그 아래 눌린 본능은
거친 손짓으로 툭툭 불거졌다
그 틈을 타 오이디푸스가 찾아온다

피하려 발버둥 칠수록
신탁의 곁으로 다가서던 발걸음
진실을 안 순간
어머니는 목숨을 놓고
아들은 스스로의 눈을 버린다
눈을 감음으로써 끝내 보아버린 세계

그 비극의 잔해가 내안에도
콤플렉스의 덩어리로 굳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눈녹듯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후회라는 낯선 얼굴이
자주 찾아와 잠을 깨운다

꿈은 밤에만 꾸는 것이 아니었다
무의식에 갇혀 있는
거울속의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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