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을 때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6-01-27 17:04
당신의 자동차가
차디찬 물속으로 미끄러질 때
그저 숨 가빠지는 소리만
세고 계시겠습니까
뒷좌석엔 사랑이 앉아 있고
앞좌석엔 책임이 핸들을 쥐고 있는데
불길은 예고 없이 번져오기에
집마다 소화기를 두듯
차에도 한 점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앞유리는 끝내 말을 듣지 않으니
옆 유리, 탈출의 방향을 기억해 두십시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도구 하나
주먹만한 결심 하나로
이승과 저승의 길목이 갈라집니다
요양사 연수 중
아내가 대답 하나 잘했다고 받아온 선물
유리 깨는 작은 쇠붙이
자동차 서랍 속에 잠든 그것이
영원히 잠만 자기를
나는 조용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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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물속으로 미끄러질 때
그저 숨 가빠지는 소리만
세고 계시겠습니까
뒷좌석엔 사랑이 앉아 있고
앞좌석엔 책임이 핸들을 쥐고 있는데
불길은 예고 없이 번져오기에
집마다 소화기를 두듯
차에도 한 점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앞유리는 끝내 말을 듣지 않으니
옆 유리, 탈출의 방향을 기억해 두십시오
삶과 죽음의 경계는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손바닥만한 작은 도구 하나
주먹만한 결심 하나로
이승과 저승의 길목이 갈라집니다
요양사 연수 중
아내가 대답 하나 잘했다고 받아온 선물
유리 깨는 작은 쇠붙이
자동차 서랍 속에 잠든 그것이
영원히 잠만 자기를
나는 조용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