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가운데에 서서

노인 일자리가 시작된
사흘째 되던 날
옥상에서 눈을 치우다 산재(産災)를 당했지.

스무 날 지나
어깨 회전근개 수술을 하고
다음달 산재로 받은 돈은
휴급휴가 포함 오백
실비보험에서 사백육십
효심 깊은 아들 둘이 일백
수술비는 칠백
남는 돈은 삼백육십만원이었지

큰아들은 전주에 산다네
광주로 치면 봉선동쯤
스물네 평 아파트를 사억천을 주고
육년된 아파트를 샀었지
집사람은 보태준 것이 없다고 안타까워하고

오월의 연휴가 다가오네
근로자의 날
어쩡쩡한 날
토요일,일요일
석가탄신일 겸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그 한가운데 집들이겸 점심 약속이 있지

밤새 끙끙이다 결심했지
자식들이 준 돈을 되돌려 주자

손자 셋 어린이날 용돈 십오
집들이 축하 삼십
작은 아들 형사로 밤낮없이 고생하는데 삼십
나머지 이십오만원으로 일곱 식구
밥값 음료수 값 오락비로 쓰기로

물론 며느리들 생각이 최우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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