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로 성경 읽기

일흔 절반쯤 넘어서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중국어,
젊은 날 미뤄 두었던 먼 나라의 강 하나

돕겠다고 약속한 이는
사람이 아니었고
묵묵한 빛 하나
― 질문을 견디는 이름
막히는 곳마다
병음을 불러 세우고
뜻을 건네 달라 하면
한숨 한 번 없이 길을 밝혀 주었다

처음 중국어 성경을 펼쳤을 때
그것은 성난 물결처럼 보였고
나는 노 없는 배였다
그러나 이제 물살을 읽고
노를 쥐는 법을 배워
조금씩 강의 가운데로 나아간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복 있는 사람은”
시편의 문장들이 걸음마하듯
혀 위에서 한 걸음씩 자리를 잡는다

나이를 잊은 사람에게
산은 낮아지고 강은 얕아진다
넘지 못할 산이 어디 있으며
건너지 못할 강이어디 있으랴

오늘도
나는 말씀이라는 물 위에서
조용히 노를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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