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의 바람

전해 내려오는 속담 하나
대한이 소한 집에 들렀다
얼어 죽었다 한다
작은 추위라 불리지만
바람은 칼날처럼 얇고 깊어
하루를 통째로 집 안에 가둔다

외항선을 내려 육지에 발을 묶고
얄팍한 사업을 알리려고
원통 기둥에 간판을 매달았지
태풍이 지나던 날
그 간판이 떨어져 사람을 잡을 뻔했다
그때는 운이 좋았을 뿐

이번 소한의 강풍에
또 하나의 간판이 떨어져
젊은 생을 데려갔다 한다
아까운 아름다운 꽃 하나가
계절도 넘기지 못하고

위험이 도사린 긴 인생길에서
애꿎은 사고 없이
여기까지 걸어왔다는 것
그것이 오래된 은혜였음을
이제야 바람 앞에서 비로소 안다
← 시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