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요리하기

옛적엔 사내들
부엌 문턱에 그림자조차 얹지 못했지
세월은 늘 금기(禁忌)부더 먼저 닳게 한다

요리를 사랑하나
설거지는 외면하는 아내
요리는 서툴러도 설거지가 취미인 남편
우리는 그렇게
부엌에서 역할을 나누며 다정하게 늙어간다

잠들기 전
아내는 하루를 이렇게 접는다
요양의 집에서
누군가의 밥이 되고
누군가의 온기(溫氣)가 되었던
사소한 일들까지 조심스레 꺼내놓는다

그녀의 정성은 국물 속에 잠겨
숟가락을 가만히 기다린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요양의 가족들이 맛있게 비워낼 때
그제야 얼굴에 순한 바람이 분다
그 맛은 입소문이 되어
집에 홀로 남은 남편의 식탁까지 건너온다

부디
그녀의 음식을 드신 모든 이들이
아프지 않고 오래도록 이 세상에 머물기를
요리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가장 고요한 기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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