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밑 주름

마스크를 바짝 올리고
모자를 깊이 눌러 써도
사람들은 귀신처럼 알아본다
젊음을 흉내 낸 옷차림 사이로
기어이 비집고 나오는 노년의 기척
저 고집스러운 눈밑 주름 때문이다

몸에서 가장 얇은 살결 위에
웃음은 잠시 스쳐 지나가고
울음이 가장 오래 머물다 간 자리
분노와 연민이 겹겹이 쌓이는 자리
사람의 한평생은 결국 그곳에 새겨지는가


이제 거울 앞에 서는 일이
조금은 서글퍼질 때가 있다
축 처진 피부만 걷어낼 수 있다면
잃어버린 계절 하나쯤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하지만
세월은 지우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것이었음을
거스리지 않는 물결처럼 받아들이기로 한다

함께 늙어온 눈밑의 주름에게
가만히 씁쓸한 웃음을 건네 본다
그 웃음마저 주름사이에 편안히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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