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길

힘들 땐 푸른길을 숨고르며 걸어보세요.
천둥벼락이 쏟아지는 날에도
이 길을 우산 쓰고 걷는 사람들,
그 한 걸음 마다 여유와 건강을 불러오네

도심속 쉼표 같은 푸른길
유품처럼 놓인 철로와 철교는
이 길이 한때 기차길이었음을 조용히 말해줍니다
이제는 기적소리도
산모퉁이를 굽이돌며 사라졌습니다

식수대 두꺼비 목에서
또르르 흐르는 맑은 물은
작은 실개천이 되어 흐르고
맥문동 꽃은 길섶을 자주색으로 덮겠지요

저쪽 푸른길과 이쪽 푸른길을
사뿐히 잇는 백운광장 푸른길 브릿지.
그 위에 서면
남구의 오늘과 어제가
서로 손을 흔들지요

빗방울 소리, 새울음을 들으며 걷다보면
슬며시 허기가 지고
사평역을 닮은 남광주역 시장으로
발이 향합니다
그 국밥의 거리에서 머리 국밥이
진득한 온기(溫氣)로 나를 맞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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