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할인판매

아파트 할인판매

최대 일억 삼천만 원
파격 혜택이라는 문구가
현수막 위에서 바람에 흔들린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판다는 말
조합아파트에 남은 미분양을
일반 분양자에게 넘기는 장면
그 문장 하나에
얼마나 많은 밤이 꺾이고 접혀 있을까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 하여
주택조합 명부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
설익은 기대는 투자로 둔갑하고
투자는 무거운 족쇄가 되었다
돌아보면 일반분양자보다
더 비싼 값을 치른 것은
아파트 값 뿐이 아니라
시간과 인내를 웃돈처럼 더 얹어 산 셈이다

조합원이라는 이름을 벗으려면
청산(淸算)이라는
긴 강을 건너야 한다
그 물살 속에 추가 부담금은
얼마나 더 몸을 적실 것인가

그대여, 슬퍼하지 마라
그대는 모든 것을 잃은 것이 아니다
그래도 아파트 하나는 남아 있으니
도중에 해체되어 터만 남긴
지역주택조합이 얼마나 많은가

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진실 하나
공짜는 없다
비싼 돈을 주고 사람들은 온몸으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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