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을 찾아서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17 09:18
뼈에 금이 가본 사람은 안다
그것이 얼마나 집요한 고통인지
칠 년 전 여름
빗길에 미끄러져 난간에 부딪힌 뒤
갈비뼈 하나에 실금이 갔다
기침 한 번, 재채기 한 자락도
단번에 내뱉지 못하고 조각조각 나누어야 했던 날들
그 아픔 앞에서는
황금 덩어리도 먼지보다 무력했다
뼈를 붙이는 데 효험이 있다는
광물 약재 ‘산골(山骨)’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이제 지인(知人)이 다리를 절룩이며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엑스레이도 찾아내지 못한 미세한 실금
보이지 않는 고통은 깊게 고여 가고
나는 산골을 챙겨 들고
한약재와 함께 고을
닭발을 사러 시장터로 향한다
깨끗하게 씻겨 그릇에 담긴 닭발들
그 생김새를 우습게 여기지 마시라
그 속엔 무너진 뼈를 채울 콜라겐이 가득하다
산골을 먹고
닭발을 달여 드시고 어서 쾌차하시길
세상에는 닭발처럼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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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얼마나 집요한 고통인지
칠 년 전 여름
빗길에 미끄러져 난간에 부딪힌 뒤
갈비뼈 하나에 실금이 갔다
기침 한 번, 재채기 한 자락도
단번에 내뱉지 못하고 조각조각 나누어야 했던 날들
그 아픔 앞에서는
황금 덩어리도 먼지보다 무력했다
뼈를 붙이는 데 효험이 있다는
광물 약재 ‘산골(山骨)’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
이제 지인(知人)이 다리를 절룩이며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엑스레이도 찾아내지 못한 미세한 실금
보이지 않는 고통은 깊게 고여 가고
나는 산골을 챙겨 들고
한약재와 함께 고을
닭발을 사러 시장터로 향한다
깨끗하게 씻겨 그릇에 담긴 닭발들
그 생김새를 우습게 여기지 마시라
그 속엔 무너진 뼈를 채울 콜라겐이 가득하다
산골을 먹고
닭발을 달여 드시고 어서 쾌차하시길
세상에는 닭발처럼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