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숙성하기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16 11:17
키위 숙성하기
아내는 잠이 약한 체질이다
밤이 얕으면 하루가 무너진다
변비에만 좋은 줄 알았던 키위가
잠의 문도 연다는 걸 늦게야 알았다
단단한 키위를 빠르게 숙성시키려고
사과나 배곁에 둔다
그 과일에서 새어 나오는 보이지 않는 숨결
씨를 남기려는 본능의 신호
그 신호가 전해질 때
키위는 비로서 단단함을 풀고
신맛의 모서리를 접는다
그렇게 익은 과일이 아내의 입안으로 들어간다
대봉은 다르다
스스로가 홍시가 될 줄 아는 감
차가운 바람 두어 번만 지나도
떫은 마음을 접고
속살 부터 먼저 무너진다
사람의 숙성은 홍시처럼 오지 않는다
세월의 바람만으론 날카로움이 꺽이지 않는다
자신을 익히는 가장 좋은 숨결은
묵묵히 책속에 스미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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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잠이 약한 체질이다
밤이 얕으면 하루가 무너진다
변비에만 좋은 줄 알았던 키위가
잠의 문도 연다는 걸 늦게야 알았다
단단한 키위를 빠르게 숙성시키려고
사과나 배곁에 둔다
그 과일에서 새어 나오는 보이지 않는 숨결
씨를 남기려는 본능의 신호
그 신호가 전해질 때
키위는 비로서 단단함을 풀고
신맛의 모서리를 접는다
그렇게 익은 과일이 아내의 입안으로 들어간다
대봉은 다르다
스스로가 홍시가 될 줄 아는 감
차가운 바람 두어 번만 지나도
떫은 마음을 접고
속살 부터 먼저 무너진다
사람의 숙성은 홍시처럼 오지 않는다
세월의 바람만으론 날카로움이 꺽이지 않는다
자신을 익히는 가장 좋은 숨결은
묵묵히 책속에 스미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