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15 16:53
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장사가 숨을 고르지 못해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임대료 싼 골목으로 옮겼다
떠나는 사람의 짐보다
남겨둔 보증금이 더 무거웠다
돈이 없다고 이자만 건네며 시간을 끌고
다그치면 부서진 접시처럼
보증금 일부가 돌아왔다
그렇게 계절이 한 바퀴
일 년이 지나갔다
내 돈을 받으려 몸을 낮춘다
엎드린 채 손을 내미는 꼴
이자라도 주는 것이
고맙다 여겨야 하는 세상
그 사람도
이러고 싶어 이러겠는가
요즘 빌려준 쪽도
갚아야 할 쪽도 모두가
빙판 위를 걷는다
넘어질까 서로 눈을 피하며
축제의 샴페인이 떠난 들판
거품은 사라지고 찬바람만 남았다
나만 떨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이 겨울은
생각보다 많은 서러운 발자국을 숨기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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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숨을 고르지 못해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임대료 싼 골목으로 옮겼다
떠나는 사람의 짐보다
남겨둔 보증금이 더 무거웠다
돈이 없다고 이자만 건네며 시간을 끌고
다그치면 부서진 접시처럼
보증금 일부가 돌아왔다
그렇게 계절이 한 바퀴
일 년이 지나갔다
내 돈을 받으려 몸을 낮춘다
엎드린 채 손을 내미는 꼴
이자라도 주는 것이
고맙다 여겨야 하는 세상
그 사람도
이러고 싶어 이러겠는가
요즘 빌려준 쪽도
갚아야 할 쪽도 모두가
빙판 위를 걷는다
넘어질까 서로 눈을 피하며
축제의 샴페인이 떠난 들판
거품은 사라지고 찬바람만 남았다
나만 떨고 있는 것은 아니리라
이 겨울은
생각보다 많은 서러운 발자국을 숨기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