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뇨감(殘尿感)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15 09:26
세월을 많이 짊어졌다는 표식은
훈장처럼 달려 있지 않고
몸의 작은 신호로 먼저 온다
귀는 바람을 놓치고
눈은 초점을 늦추며
오줌을 누고서도
비워지지 않은 듯 남아 있는 느낌
나이 탓이라 말하며 조용히 넘긴다
이만한 세월이면
몸의 자동변속기도
몇 번 멈추고 삐걱였을 터
기능들이 하나둘 물러날 때
나 대신 바통을 이어받은 손자들은
힘차게 커가고
나는 하늘 나라의 시민권을
서랍 속에서 꺼내본다
굽이진 여행길에서 만난
슬픔과 어려움에도
이제는 고개 숙여 감사한다
그 덕에 삶이라는 강물은
얕지 않게 깊어졌으니
한 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울리는 오줌통의 아우성
그 성가신 신호마저
세월의 강은 말없이 받아 안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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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처럼 달려 있지 않고
몸의 작은 신호로 먼저 온다
귀는 바람을 놓치고
눈은 초점을 늦추며
오줌을 누고서도
비워지지 않은 듯 남아 있는 느낌
나이 탓이라 말하며 조용히 넘긴다
이만한 세월이면
몸의 자동변속기도
몇 번 멈추고 삐걱였을 터
기능들이 하나둘 물러날 때
나 대신 바통을 이어받은 손자들은
힘차게 커가고
나는 하늘 나라의 시민권을
서랍 속에서 꺼내본다
굽이진 여행길에서 만난
슬픔과 어려움에도
이제는 고개 숙여 감사한다
그 덕에 삶이라는 강물은
얕지 않게 깊어졌으니
한 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다시 울리는 오줌통의 아우성
그 성가신 신호마저
세월의 강은 말없이 받아 안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