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 꽃피는 뜻은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4 17:53
이른 봄에 꽃 피우려
노랗게, 하얗게
붉은 립스틱까지 바른 나무들이 있습니다
시절을 놓친 오동나무는
환한 햇살을 등에 업고
작은 산을 짙은 분홍으로 칠하고 있습니다
봉황이 이 나무에만 앉는다는 전설 속에
벽오동을 심었던 이들
거문고 소리를 나뭇결에 새기던 선비들
겨울을 이겨낸 꽃들에
박수를 보내는 그때
그저 바라만 보던 오동나무는
속살을 울리던 울음같은
향기 하나 남기려 늦게야 꽃을 피웠지요
괴로운 아픔에 머무는 이에게
오동나무는
말없이 걸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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