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등기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12 16:42
원수에게나 권하라는 말
허튼 소문이 아니었다
달콤한 말 한 봉지
피를 받고 팔 수 있다는 유혹에
귀 얇은 아내는 서방과 등을 돌린 채
조합원이 되었다
한번 바늘에 꿰이면
낚싯줄은 끊어지지 않는다
집값이 오르던 시절엔
높은 피가 위안이었지만
이제는 조합원의 장점이
자재비, 인건비, 이자 속에 하나씩 잠긴다
공사가 길어질수록
아파트의 얼굴은 늙어가고
꿈은 애물단지가 된다
조합원끼리 싸우다
귀한 일 년을 잃고
건설회사는 겨우 워크아웃을 벗어난다
그래도 아파트는 지어졌다
처음 약속의 두 배 값
이 집은 내 돈보다
은행 돈이 더 들어간 집
다행히 세입자를 구했다
등기를 쥐고서야 재산권 흉내를 낸다
그러나
등기를 받아본 사람들은 안다
근심은 이제부터라는 걸
미분양 백 세대
청산은 안개 속
지옥의 물을 마시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라
건물 소유자가 되려 하지 마라
그 돈으로
평생 가볍게 살아라
죽어서 가져가지 못할 것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살아 있는 동안 즐기며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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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 소문이 아니었다
달콤한 말 한 봉지
피를 받고 팔 수 있다는 유혹에
귀 얇은 아내는 서방과 등을 돌린 채
조합원이 되었다
한번 바늘에 꿰이면
낚싯줄은 끊어지지 않는다
집값이 오르던 시절엔
높은 피가 위안이었지만
이제는 조합원의 장점이
자재비, 인건비, 이자 속에 하나씩 잠긴다
공사가 길어질수록
아파트의 얼굴은 늙어가고
꿈은 애물단지가 된다
조합원끼리 싸우다
귀한 일 년을 잃고
건설회사는 겨우 워크아웃을 벗어난다
그래도 아파트는 지어졌다
처음 약속의 두 배 값
이 집은 내 돈보다
은행 돈이 더 들어간 집
다행히 세입자를 구했다
등기를 쥐고서야 재산권 흉내를 낸다
그러나
등기를 받아본 사람들은 안다
근심은 이제부터라는 걸
미분양 백 세대
청산은 안개 속
지옥의 물을 마시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라
건물 소유자가 되려 하지 마라
그 돈으로
평생 가볍게 살아라
죽어서 가져가지 못할 것을
미련 없이 내려놓고
살아 있는 동안 즐기며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