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지똥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12-08 12:25
오래 바라봐 주는 사람에게
풀은 끝내 꽃을 내줍니다
길가 콘크리트 틈새를 자리 삼은 풀
노란 꽃이 지는 날
씨앗마다 하얀 털 우산을 달아
바람의 약속을 기다립니다
천한 것들처럼 지저분한 모습
사람들의 눈과 발에 익숙해진 풀만이
이런 이름을 얻습니다
노란 얼굴은 민들레와 닮았으되
민들레가 단정한 모습이라면
방가지똥은 거칠고 자유분망했으니
방가지는
변두리,담장 밑이라는 자리
이 풀은 가장 낮은 곳에서
끈질긴 생을 배웠답니다
너의 진한 자주빛 잎은
불우(不遇)한 삶을 건너온
시간의 고독한 농도(濃度)였으니
햇볕만 짧게 스쳐도
기꺼이 꽃을 올리는 모습
끝내 포기하지 않는 노란 얼굴
곱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방가지똥의 가장 큰 품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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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은 끝내 꽃을 내줍니다
길가 콘크리트 틈새를 자리 삼은 풀
노란 꽃이 지는 날
씨앗마다 하얀 털 우산을 달아
바람의 약속을 기다립니다
천한 것들처럼 지저분한 모습
사람들의 눈과 발에 익숙해진 풀만이
이런 이름을 얻습니다
노란 얼굴은 민들레와 닮았으되
민들레가 단정한 모습이라면
방가지똥은 거칠고 자유분망했으니
방가지는
변두리,담장 밑이라는 자리
이 풀은 가장 낮은 곳에서
끈질긴 생을 배웠답니다
너의 진한 자주빛 잎은
불우(不遇)한 삶을 건너온
시간의 고독한 농도(濃度)였으니
햇볕만 짧게 스쳐도
기꺼이 꽃을 올리는 모습
끝내 포기하지 않는 노란 얼굴
곱게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방가지똥의 가장 큰 품격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