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터널

무등산장에서 바람재를 거쳐
토끼등으로 걸어가는 길
그길 모두가 단풍 터널이다

단풍잎이 내준 낙엽을 밟고 걸으면
누구나 철학자가 되고
시인이 된다

수천만년 이야기를 간직한
너덜겅 바위와 눈빛을 맞추고
태양빛에 눈부시게 빛나는
나뭇잎의 노래를 들으며
무등산 천왕봉 구름위에 나를 눕힌다

어떤이는 가족과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그 애잔한 마음은 산새의 울음을 닮아간다

단풍에 홀딱 빠진 아내
그 감정 흐트러 지지 않게
저만치 늦은 걸음으로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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