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친구

다정한 친구

세월의 깊은 물길을 건너오며
아내는 어느덧
내 몸의 절반,
내 숨결과 맞닿은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한때는 말을 아끼던 그대가
이제는 하루를 풀어놓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마음의 결을 어루만진다.
젊은 날의 자리가
조용히 뒤바뀌어 앉아 있다.

엉치가 쑤셔
새벽잠을 뒤척였다는 아내,
내가 건넬 수 있는 말은
“병원에 한번 가보소…”
그 단순한 말 속에
내 모든 마음을 꼭꼭 눌러 담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병마가 기어이 문틈을 두드리는 일,
천하의 누구라 해도
그 손을 밀어낼 순 없겠지만
내 바람은 단 하나

세월의 바람 속에서도
당신만은
꼿꼿이 이겨내고
내 곁의 온기로 남아주기를.

오늘도 다정한 친구여,
내 삶의 오래된 등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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