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 ㅡ 하늘의 선물
- 시인:
박도진
- 작성일: 2025-07-24 17:47
물을 떠난 물고기에게. 절망만 놓이듯
비 멈춘 세상엔 사막만 펼쳐지리라
스물네 절기중
가장 고운 글자. 곡우(穀雨)
곡식에 내리는 하늘의 손님,빗방울
곡우를 스무날 지나
하늘이 문을 열고 단비가 쏟아진다
비를 흠뻑 머금은 식물들
온 세포가 수분으로 부풀고
줄기와 잎엔 생기가 돈다
나는 언제나 천수답(天水畓)
은혜 없이는
한 줌 숨도 어려운 논
풀내음 젖은 이 아침에
하늘의 선물이 소리 없이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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